2021.8.9
옛날에는 공간이 많이 개방되어 있었는데, 요즘엔 세상이 자꾸만 울타리가 쳐지며 막힌다.
그리고 막힌 공간을 출입하려면 돈을 지불해야 하는 야박한 세상이다.
사람을 끌어모으려고 선교활동을 하는 종교단체들마저도 울타리를 높게 치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이렇게 폐장 상태지만 출입을 통제하지는 않고 입장료는 안 받지만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는 하고 있다.
방갈로가 즐비하고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2004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천국의 계단” 세트인데,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고 이 세트가 알려지면서부터 갑자기 해나개해수욕장이 명소가 되어버렸다.
무의도의 하나개 일원도 모두 개방된 공간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으며, 무의대교라는 연도교(連島橋)가 놓여 여행자들은 편리하지만, 주민들은 여간 성가신 게 아닐 것이다.
하나개에서 “환상의길”로 건너가는 다리다.
호룡곡산이 바다와 만나는 해안선을 따라 있는 오솔길이 바로 “환상의 길”인데, 이 길은 특별히 새로 만든 길이 아니라 사실은 호룡곡산을 오르는 등산인들이 하나개 쪽으로 하산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길인데 길도 아기자기하고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아쉽게도 해상탐방로는 폐쇄되어 있다.
환상의 길 풍경
환상의 길은 약 1km 정도 되는 짧은 구간이고, 이 뙤약볕에 개펄을 걷는 젊은 커플들이 있다. 젊음은 참 싱그럽다.
전망대가 3개 있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특별할 게 없고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아기자기한 숲길이 철따라 일품이다.
환상의 길 종점이자 호룡곡산으로 오르내리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며 바다로도 내려갈 수 있는 지점이다.
종점인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며 쉬었다가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내가 서울 생활을 시작하면서 느꼈던 첫 슬픔은 담장에 철조망을 친 집과 유리조각을 꽂아둔 집을 보면서 이렇게 살벌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거였다. 그런데 그런 문화가 조금 세련되어지기는 했지만 시골로 번졌다.
시골 인심도 날카로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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