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추전역(杻田驛)

아미고 Amigo 2020. 3. 25. 20:35

 

2020.3.24  

 

 

 

추전역(杻田驛) - 태백시 화전동 산12∼4

 

시간은 소리도 표정도 없이 조용히 흘러간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생동감이 사라진 나날이다.

 

막상 와보니 휑하다.

그러려니 했지만, 여기에도 코로나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해 말쯤에 중국의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전염병이 발생했다고 보도가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1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하여, 그로부터 첫 사망자가 발생한 2월 20일 사이에 우리나라도 불안함으로 술렁대기 시작했다.

 

그러든 저러든 나는 방랑을 하는 스타일인데, 조심스럽게 생동의 시동을 걸기로 했다. 가슴이 탁 트이는 추전역과 동해 바다로∼∼∼

 

밀폐된 공간과 사람들과의 밀접 접촉을 피하려니 차를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의 기차역, 추전역

 

옛날에 마당 등을 쓸던 빗자루를 만들었던 싸리나무를 한자로 추목(杻木)이라 했고, 화전민들이 일구었던 화전(火田)이 화전민들이 떠나고 나니 싸리나무밭인 추전

(杻田)이 되어버린 곳에 세워진 기차역이다.

 

오래 전에 역사와 문화의 변곡점에 대한 주제를 공부하다가 중세 유럽의 "페스트"에 대해  주마간산한 적이 있고, 서베이 한 것들이 재미있어서 내 블로그에 "페스트와 중세유럽(2009.2.27)"이라는 타이틀로 올린 바 있다.

 

 

 

 

 

 

 

 

 

 

 내게는 강원도 하면 연상되는 단어들이 감자, 옥수수, 산비탈, 화전민, 하늘이 한 평 등등이었고, 자동차 운전사 중에는 구불구불하고 비탈진 비포장 산길을 넘나들었던 강원도 운전사가 최고라는 정도가 얼른 떠오른다.

 

코로나19가 2020년 1월 20일에 우리나라를 침범하여, 딱 한 달만인 2월 20일에 첫 희생자(사망)를 만들었고, 또 한 달만인 3월 20일에는 누적 확진자가 8,799명 그리고 누적 사망자가 102명이 되었다.

 

중세의 페스트가 단순하게는 1347∼1352년까지의 전염병이었고, 대략 유럽 인구의 1/3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 그리고 가까이로는 몽골이 세운 중국의 원나라가 몰락했다는 것 보다 더 큰 역사적인 의미와 결과를 가져왔던 것 같다.

 

페스트는 유럽에 있어 중세의 커튼을 내리기 시작했고, 장원제가 몰락의 길을 가도록 촉매했으며, 힘 없는 절대다수의 농민들에게 신(神)과 인간 그리고 노동과 가치 등 많은 부문에서 변화를 몰고 와 결국은 현대를 연 매개체이기도 했다고 생각된다.

 

 

 

 

 

 

 

 

 

 현대가 열리는데 페스트가 일정 부분 상관성이 있다면, 코로나19가 새로운 세상의 프레임이 형성되는데에 역시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두려움이 머리 속에 함께 출렁댄다.

 

또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대한 인종별 차이도 가늠해보게 된다.

흑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황인종은 대체로 그런 것에 강한 것 같고, 백인종은 약한 것 같은데, 기후 지리 풍토의 차이와 더불어 식생활의 차이에서 기인된 유전자의 다름이 있을 테고, 세계적인 전염병의 역사는 그것을 증명하는 것 같다.

 

추전역이 여객수송은 중단되었지만, 화물을 운송하는 역동은 계속되고 있다.

 

 

 

 

 

 

 

 

 

 

 고성, 속초, 양양, 주문진, 강릉, 정동진, 동해, 삼척, 태백 등등 많이 다녔지만, 내가 그 양반에게 추전역은 못 보여주었던 것 같고, 나서는 길에 몇 군데 돌아보기로 했다.

 

아직은 그래도 12시간 이상의 운전도 안전하고 자신만만하게 할 수 있으니, 그런 때에 가자고 길을 나섰다.

 

 

 

 

 

 

 

 

 

 

 

 

 추전역의 풍경들

 

 

 

 

 

 

 

 

 

 

 

 

 

 

 세상은 돈과 에너지가 전부인 것 같다.

 

 

 

 

 

 

 

 

 

 

 

 

 

 

 마트도 카페도 모두 문이 잠겨 있다.

코로나의 한파는 이 산골에도 미친다.

 

 

 

 

 

 

 

 

 

 

이번 나들이의 로드-맵이다.

코로나 상황과 답답함 그리고 그 양반이 안 가본 곳을 고려해서 즉흥적으로 일정을 잡아 떠났다.

 

주차장의 앵두꽃이 한 마디 했다.

"저만 남겨두고 가세요?"

 

이렇게 빠른 앵두꽃도 30여년 동안 처음이고...

너는 움직이지 않고 뿌리가 깊어야 잘 살고...

나는 바둥거리며 움직여야 잘 사는 존재이니 어찌하겠니...

 

네가 감나무하고 함께 집 잘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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