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

아미고 Amigo 2019. 11. 1. 12:23


2019.10.31  



KC대학 도서관

봉제산으로 산책을 다니면서 계절을 가늠해보곤 하는데...

가을은 KC대학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이 도서관의 담쟁이넝쿨에서 제일 먼저 가을을 느낀다.







하늘공원 입구

어제는 춘의산 백만송이 장미원을 돌아보며 익어가는 가을의 소리를 들었고...

오늘은 노을공원에서 익어가는 가을 석양을 보자고 길을 나섰다.


북적대는 하늘공원은 생략하거나, 노을공원 돌아본 후에 마음이 내키면 돌아보자고 하고, 노을공원 가는 맹꽁이차를 탔다.








노을공원

노을공원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기도 하려니와 접근하기가 불편하다.

차를 가지고 가면 노을공원 주차장에 파킹을 하면 되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월드컵경기장역에서부터 걷거나 맹꽁이차를 타야 하는데, 비수기에는 노을공원 가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맹꽁이차도 드물다.








월드컵공원 파크골프 클럽

내일(11월 1일)부터는 개장을 하고, 그러면 맹꽁이차도 자주 다닌단다.


노을공원 티켓을 달라고 했더니, 매표하는 아가씨가 뭐하러 가시냐고 하길래, 가을 익어가는 소리 들으러 간다고 했더니, 의아한 눈초리로 바라보며 골프장은 내일부터 개장한다고 한다.


나는 골프 안친다.

현역시절에도 은퇴하고도 주변의 집요한 권유와 유혹이 있었지만 나는 지금껏 골프채를 손에 잡아보지 않았다.


내 지론은 이거다.  그게 무슨 운동이야, 그저 게임일 뿐이지.....

걷는 건 함께 걷고, 달리기, 자전거, 인라인 등은 함께 달리고,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는 잘 치는 사람이 못치는 사람을 배려해주면 되지만, 골프는 운동도 못될뿐더러 상대방과 얼굴을 바라보고 상호작용을 하며 배려해주는 게임도 아니기 때문이다.










시원한 잔디광장이 펼쳐지는 곳에 아이들이 있어서 "사진 잘 찍는 사람?" 했더니, 세 녀석이 우르르 달려온다.


한 녀석은 5학년쯤 돼 보이고, 두 녀석은 3학년쯤 돼 보이는데, 두 녀석이 서로 나서길래 둘이 차례로 찍어달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어찌나 해맑고 쾌활해서 어깨를 토닥여줬다.


어쭙잖은 아재 아지매 솜씨보다 훨 낫다.....









야영장 - 캠핑장

노을공원에는 전망대와 카페를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에 야영장이 있는데, 개수대와 테이블 그리고 고기를 구울 화덕이 있으며, 차는 주차장에 파킹하고 야영장비는 맹꽁이차로 싣고 가면 된다.












전망대의 전망

날씨가 청명했더라면 풍경이 더 좋았을텐데, 날씨가 이래서 한강 그리고 난지한강공원의 모습이 별로다.










노을공원은 언제 가도 한적해서 좋다.

골프장이 개장을 하면 골프장은 북새통이지만, 잔디광장들과 야영장 그리고 산책로는 혼자 걷기에는 너무 아까운 곳이다.


아래 건물이 노을공원에 있는 유일한 마트 겸 카페









또 하나의 야영장과 잔디광장들

손주녀석 데리고 와서 놀기는 했었지만 아직 어려서 야영은 못했는데 조금 더 자라면 데리고 와서 야영의 맛도 느끼게 해주고 야영의 기본기술도 가르쳐줄 참이다.












바람의 광장

특별히 바람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은 아니고, 그냥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다.


취향에 따라 선택의 문제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하늘공원보다 이렇게 탁 트였을 뿐만 아니라 한적하고 조용한 노을공원을 더 좋아한다.


점심을 느긋하게 먹고, 천천히 올라가 산책을 하다가 저녁노을을 감상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서울에 있을까 싶다.










이런 산책로와 더불어, 반딧불이 서식처인 습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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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공원을 사박사박 걸어 내려와 하늘공원으로 향하는데, 계단길이 아니라 오른쪽의 메타세콰이어길과 왼쪽의 경사로를 두고 생각하다가, 메타세콰이어길은 다음으로 미루고 경사로를 하늘하늘 오른다.








억새로 만든 장끼가 반긴다.

옛날에는 억새축제를 한답시고 중앙통로에 조명등을 설치해서 휘황한 빛의 향연을 펼쳤었는데, 그런 것들은 모두 철거해버렸다.







억새 - 으악새

박영호가 작사하고 손목인이 작곡한  "짝사랑"이라는 노래를 고복수가 불렀는데,

이렇게 시작한다.


"아.....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가을을 상징하는 것들이 많지만 가을바람에 사삭대는 억새도 가을의 상징인가 보다. - 내 블로그  "으악새(2007.7.31)" 참조


또 있다.

누구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올 가을엔 사랑할거야."라는 노래인데...

심쿵하는 노랫말 때문에 7080에서 두어번 불렀더니, 예고 출신 사장이 날더러 센스쟁이란다..... (역시 사장은 사장이다. 립서비스도 잘 하고...)


"나 홀로 가는 길은 쓸쓸해  너무 쓸쓸해..."

"가을은 소리없이 본체만체 흘러만 가는데..."


빨리 가려거든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거든 함께 가라는 속담도 떠올리게 한다.









핑크뮬리

요즘 유행하고 있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풀인데, 나는 별로다...








성산대교

집에 들어가는 길에 밖에서 "생고기 양푼이 김치찌개"로 저녁을 해결하고 귀가 했으니, 그 양반은 이게 제일 마음에 들었을지도 모른다.


실컷 밖에서 기분 좋게 노닐다가 집에 들어와서 식탁 차리는 거, 짜증나는 일일 거라는 것도 생각하지 못한다면 천상 삼식이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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