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2일에 다녀왔던 바래봉인데
한껏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제서야 올린다.
운봉 용산마을 주차장
매스컴에서는 이 즈음에 지리산 바래봉의 철쭉이 만개하여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나발을 불어대서인지, 버스가 줄잡아 30∼40여대에 개인 차량들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인산인해여서 꽃보다 사람이 더 많을 법 한 날이었고.....
장사하시는 분들은 대목을 만났으니 나름대로 정성껏 준비를 하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돼지 통바비큐가 눈에 들어온다.
세상살이에 예기치 못한 일들이 생기는 것이야 다반사고.....
더러는 선택을 강요당하는 일도 생기는 것 같다.
그동안 한 달에 한번 하는 토요산행을 그럭저럭 해왔는데, 2019년 들어 토요강좌를 신청해서 산행과 겹치게 되어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왼쪽에 높다랗게 대를 설치하고 파라솔 아래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시주하시는 스님의 자태가 시의적절한 예술 같은데, 반응은 별로인 것 같다.
수강과 산행이 겹치는데, 지적 허기에서 발동한 호기심이 산행을 포기하라고 해서, 부득이 토요산행을 포기하고 일요산행을 찾아서 오늘 처음으로 바래봉 산행에 동참했다.
주변의 모양새가 바래봉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우리 나라처럼 등산인구가 많은 나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오늘도 하게된다.
IMF 환란을 시발점으로 한 등산인구의 폭발적 증가는 한국사회의 하나의 신드롬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은데, 앞으로도 계속될지 궁금하다.
일요산악회에 가입하여 처음 산행길인데, 사진 찍고 어쩌고 하다가 일행을 그만 놓쳐버려서 나 홀로 산행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시골의 5일장터 또는 시골학교 운동회날 같았다.
철쭉 군락지를 지나는데 일행이 없으니 번거롭지 않게 하려고 셀카를 찍었는데, 이것도 연습이 필요할지라 사진들이 별로고, 철쭉은 방송에서처럼 만개하지도 않았고 나무의 나이나 위치에 따라 시차가 있는 것 같았다.
팔팔하던 시절의 방학 때면, 노고단 만복대 정령치 고리봉 바래봉 등을 뒷동산처럼 누비고 다녔었는데, 노고단 계곡에서 시원하게 등목했던 추억 그리고 만복대 봄의 수채화 같은 풍경 정도가 추억으로 남아있고 나머지는 아련하기만 하고.....
지리산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그 속에 아늑하게 앉아 있는 운봉의 모습이 마냥 평화롭게만 보인다.
부운치에서 임도를 따라 산덕마을로 하산한다.일행을 놓쳐버렸으니, 이럴 땐 나를 기다리지 않게 발걸음을 빠르게 하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하고 잰걸음으로 내려갔는데.....
예상했던 대로 내가 제일 먼저 내려왔다.
자료사진
사진작가들이 일기와 시간과 장비 등 온갖 정성을 들여 카메라에 담은 풍경을 나같은 뜨내기에다가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과는 비교할 대상 자체가 못된다.
꽤 오랜만의 지리산 산행을 오늘은 이렇게 엉겁결에 나 홀로 산행을 했다.이제 또 다시 지리산을 몇 번이나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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