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실계곡 : 白沙室溪谷)
백사실계곡은 종로구 부암동 산25번지 일대로, 세계적인 대도시 서울 속의 자연생태숲이 보존된 계곡으로, 도룡뇽, 개구리, 버들치, 가재 등 다양한 생물체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1급수에만 산다는 '도룡뇽'은 서울특별시자연환경보전조례에 의한 서울시 보호야생동물로서 백사실계곡에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계곡이다.
도심 속에 있으면서도, 그나마 이 계곡이 이렇게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청와대가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백사실계곡의 유래)
조선시대 백사 이항복(白沙 李恒福 : 1556~ 1618)의 별서(別墅) 터가 있었던 곳이어서 "실(室:방실)"을 더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문헌조사 결과(2012년)에 의하면 백사 이항복의 문헌은 언급이 없고,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 1786∼1856)의 별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발표하였으며, 이름의 유래는 연못에 있었던 정자 "백석정"에서 " 백석실 - 백사실"로 변화하였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 조선시대의 명신 중 한 분인 백사 이항복은 수많은 난관을 거치면 부침을 거듭하고
말년에는, 1617년 인목대비(仁穆大妃) 폐모론에 반대하다가 1618년 관직이 삭탈되고
함경도 북청에 유배되어 그곳에서 죽었다고 하니, 권력주변에서 맴돌다가는 필경
안락한 끝을 맺기가 어려운가 보다...
⇒ 별서(別墅) : 별장과 비슷한 것으로, 농사를 짓기 위한 별장이라고 하니 농자재를 비
롯하여 농작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겸비된 가옥이리라 생각되는데, 백사실계곡
에 있는 추사 김정희(또는 백사 이항복)의 별서터는 그 주변에 농경지가 있기 어려운
자연환경이며, 별서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주춧돌 등을 추정컨대, 농가라기 보
다는 별장이었으리라 짐작된다.(그 만큼 부자였고, 그런 부자들의 유산이 대개 이른
바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는 것 같고, 그 것이 역사의 실재인 것 같다.)
(백사실계곡 가는 길)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듯이, 가기로 작정하면 길이야 많겠지만...
나는 경복궁역에서부터 가는 길을 선택했다.
경복궁역 3번출구 - 버스 1020,7022,7212(윤동주문학관 하차) - 창의문 - 골목길 또는 북악 스카이웨이 - 백사실계곡(白沙室溪谷) - 현통사(玄通寺) - 신영동(홍제천)
버스에서 내리면, 1968년의 1.21사건(또는 김신조 사건)과 관련된 경찰관들의 순국추모비와 창의문(자하문)이 있고, 건너 편에는 윤동주 문학관이 있으며 골목길로 들어서면 환기 미술관(김환기) 등이 있다.
4대문 중 돈의문이 멸실되었고, 4소문 중 소의문이 멸실되었다.
4소문 중의 하나인 창의문에서 출발하여 백사실계곡으로 가는 여정이다.
어느 블로거님의 말씀에 의하면, 달걀의 유정란과 무정란의 구분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로 달걀을 물에 담가보면, 무정란은 물에 뜨고 유정란은 가라앉는다고 한다. 생명의 무게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위 사진은 1968년 1.21사건 당시 청와대를 사수하기 위해 순직한 정종수 경사와 최규식 경무관(당시 종로경찰서장)의 추모비다.
목숨의 무게는 모르기는 해도 이런 순서 아닐까 해서 이렇게 배열했다.
북악산의 하늘길에는 1.21사건의 상흔이 남겨진 바위가 있다.
커다란 바위에 총탄 흔적이 어지럽게 있고, 그 앞에는 소나무들이 있다.
관찰자의 눈으로 그것들을 살펴보노라면 서글픔과 실소가 한꺼번에 터지리라 생각된다. 또한 북한산 사모바위 아래에는 어느 날부터 1.21사건의 흔적이 또 하나 만들어졌다. 역시 마찬가지로 웃음과 슬픔이 교차한다.
추모비에서 몇 걸음 가면 창의문(자하문 紫霞門)이 나온다.
팔각정으로 가는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갤러리가 나온다.
갤러리 부근에는 이렇게 산수유 나무가 줄지어 있고 수확하지 않은 산수유 열매가 겨울과 씨름을 하며 행인들의 눈길을 기다린다.
북악스카이웨이를 오르다 이 지점에서부터 백사실계곡으로 들어선다.
약수터
별서터의 연못(백석정)인데, 뒷쪽 오른편의 주춧돌은 정자의 주춧돌로 추정되며
정자의 오른쪽으로는 계곡물이 흐르며 연못의 물도 계곡으로 흘러든다.
여름철의 연못(백석정) 모습이다.
백사실계곡에는 백석동천(白石洞天)이 있고, 동천(洞天)이란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을 일컬었다고 하며,
조선시대의 한양에는 삼동천(三洞天)이 있었다고 한다.
하나는 북악산(北嶽山 342m) 자락에 있는 위의 백석동천이고, 둘은 인왕산
(仁王山 338m) 자락의 청계계곡에 있는 청계동천(靑溪洞天)이며, 셋째는
북한산 향로봉에서 탕춘대 능선이 끝나는 지점의 백련산(白蓮山 215m) 자락에
있는 백련동천(白蓮洞天)이라고 한다.
우물터 - 이 우물의 물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연못(백석정)으로 흘러든다.
별서터의 사랑채 터
앞에서 "백사실계곡"이라는 이름은 백사 이항복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하였으나 문화재청에서 고문서와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추사 김정희가 이 별서터의 별장을 소유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2012년 발표)
이름의 변천은 연못에 있던 정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백석정 - 백석실 - 백사실"로 변화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계곡속의 마을 "능금마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능금"을 아시겠지만...
젊은이들은 능금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리나라의 자생사과인데...
지금의 사과보다 작고 서울의 자하문 너머와 강원도 황해도에 자생했다고 한다.
계곡의 아래 쪽 신영동 달동네에서는, 계곡이 암반이어서 생활하수관이 이렇게 계곡의
바위 위로 늘어져 있다.
현통사(玄通寺)
계곡 아래 신영동 달동네 끄트머리에는 현통사가 있다.
현통사 일주문 앞 암벽에 새겨진 "일붕애국시" - 1981년에 새겨졌다.
현통사 입구의 반석 계곡
신영동 달동네의 손바닥 만한 밭
삶의 정겨움과 고단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골목길에 있는 카페... 소소한 풍경
역시 골목길에 있는 카페... 카페 붕붕
치킨집 "계열사(鷄熱社)"
닭 계, 더울 열, 모일 사, 참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표현이다.
아래 사진은 계열사의 작품인데, 가격이 약간 센 편이기는 하지만
맛을 보면 금방 생각이 뒤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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