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천 용유도 왕산해수욕장

아미고 Amigo 2023. 12. 29. 07:56

(2023.12.19.)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왕산해수욕장

 

추운 겨울에 해수욕장 얘기라니 뜬금없는 얘기인데다 풍경의 느낌도 별로지만 빛과 그림자의 모습처럼 인파로 콩나물시루가 되었던 여름과 북서풍이 휘몰아치는 겨울의 한적한 모습에서 다른 계절을 오버랩 시켜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을왕리에는 을왕산(118m), 오성산(171m) 그리고 왕산(81m)이 있었는데, 이 산들은 인천국제공항을 건설하면서 모두 깎였다고 한다. 비행기의 이착륙 문제와 매립토(埋立土)로 쓰기 위해서...

 

 

 

 

 

 

 

을왕리(乙旺里) 이야기

 

을왕리 얘기를 한다더니 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여튼 고려 21대 왕 희종은 무신정권 권력자인 최충헌을 제거할 계획을 세웠으나 거사(擧事)는 실패하여 최충헌은 희종을 강화도로 유배했다고 한다. 희종은 강화에서 용유도, 교동도로 떠돌다 개경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교동도로 유배돼 교동도에서 사약을 먹고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용유도 전설(한재영 교수 자료 인용)에 따르면 개경에서 쫓겨난 왕은 교동도가 아니라 용유도에서 죽었고, 무덤은 교동도에 있으며, 용유도에서 남긴 아들의 무덤이 이곳 을왕리 통개계곡에 있는 왕자 묘라는 것이란다.

 

또 다른 전설은 왕자 묘가 다름 아닌 고려 마지막에서 둘째 왕인 창왕의 묘라는 것이다. 아홉 살짜리 창왕이 끌려와 죽은 곳이 이 을왕리 왕산이란다. 그래서 왕산(王山)이라는 지명을 붙였으며, 어린 창왕은 틀림없이 을왕리 바다를 바라보았을 것이고, 을왕리 해변에 지는 붉은 일몰은 명품인데 어린 창왕은 그 낙조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을 것이다. 세월은 흘러 사람들은 주말이면 을왕리에 가서 낭만을 즐긴다. 그러니 망각이 저주이면서 동시에 축복이기도 하고 내 일이 아니면 그저 이야기일 뿐이다.

 

 

 

 

 

 

왕산해수욕장과 을왕리해수욕장

 

세상에는 모르는 게 약이고 아는 게 병인 것들도 많이 있고 또 내가 아는 게 전부인 경우도 많다. 서해의 해수욕장들은 동해나 남해와 비교하면 해수욕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초라하다. 백사장은 그럴싸하게 펼쳐져 있지만 몇 걸음 걸어 들어가면 뻘밭이나 돌밭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까이에 그런 해변과 백사장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왕족들의 무덤 서해 도서(島嶼)

 

왕산해변에서 이 돌무더기를 통해 왕산마리나항으로 가는 길이 여간 고약한 게 아니지만 떡 본 김에 제사 지내야하고 또 이 돌무더기에 있다는 거북바위를 찾아보았는데 찾지를 못했으니 언젠가 따뜻한 날에 다시 가봐야 할지 모르겠다.

 

강화도를 비롯한 서해의 도서는 고려 왕족들의 무덤이기도 했으며 도피처이기도 했고, 조선조에서도 귀양처이기도 하고 무덤이기도 했는데, 개성이나 한양에서 가까우면서도 섬 안에 가두어 두니 귀양처로는 이만한 귀양처가 없었을 것이다.

 

희귀한 소사나무 방풍림으로 유명한 영흥도의 십리포 해변은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데, 이 영흥도에도 고려가 망해가는 14세기 말에 고려의 왕족 익령군 왕기(翼靈君 王琦)가 숨어들어 살았고, 고려가 망해가자 왕건의 후손들은 성(), , 씨 등으로 변신하여 삶을 도모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왕산마리나항

 

마리나항이랍시고 이런 게 있는데 계절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하기만 하다. 요트와 요트 맨들의 활동이 액티브하면서도 동시에 정적인 면도 있는데 요트는 역시 전곡항이 활동적인 거 같다.

 

 

 

 

 

 

캠핑장

이런 스타일의 캠핑장이 있고 보트와 제트스키도 있는데, 여름에는 어떤 풍경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런 스타일의 캠핑은 좋아하지 않는다. 가급적 조금 조용한 곳에 내 텐트 치는 걸 즐겼는데 아내가 이젠 싫다고 해서 텐트를 없애버렸다. 그런데 근간에 야영하기 좋은 계곡을 보니 다시 텐트 생각이 간절해서 생각중이다.

 

어떤 숙박이든 자신이 편하면 좋은 거겠지만, 나는 리조트나 펜션보다 텐트가 훨씬 편하고 좋다. 바로 물가에 있기 때문에 이동의 번거로움이 없이 활동할 수 있으며 식사는 사먹고 라면이나 햇반도 괜찮다.

 

 

 

 

 

 

물결의 작품

 

신에 버금가는 사람의 손으로는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물결만이 이런 멋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자연의 경이로움으로 나들이의 의미가 충분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곡선의 하모니처럼 삶과 인연의 교차로엔 신호등이 없어서 스치던 멈추던 선택은 각자의 몫이고, 행복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기에 찾아가는 것이며 사랑과 행복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확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격랑의 시대를 함께 살았던 창왕과 공민왕 그리고 최영 장군과 이성계 장군의 삶을 봐도 그러하지 아니한가!

그래서 성공한 쿠데타(coup d’État)는 처벌할 수 없다.”는 해괴한 명문장이 나왔고, 권력과 정의의 최후의 보루는 결국 폭력이다.

 

 

 

 

 

 

유머인생 : 키스 & 위생 (한국경제신문 연재 해외유머 걸작선)

 

He : Do you think kissing is unhealthy?

She : I couldn’t say. I’ve never been...

H : Never been kissed?

S : Never been sick.

 

키스가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해? - 그걸 어떻게 말을 해. 나는 한 번도...

(회심의 미소와 함께 말을 가로채며) 키스 못해봤구나?

아니 아파본 적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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