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6.)
양근성지와 청개구리의 설화 유래지라는 "떠드렁산"과 함께 있는 양평 물안개공원의 중심에는 가슴 큰 여자의 가슴만 한 동산 정상에 고산정(孤山亭)이 있는데 정작 산 이름은 없고 그냥 "물안개공원"이며, 절개된 산 밑바탕엔 가수 김종환의 노래비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황명걸 시인의 시비가 있다.
고산정(孤山亭)
고산정의 유래에 대한 얘기는 없고 근래에 건립된 것이라니 양평 일대의 남한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정자를 세운 것으로 보이며, 시계(視界) 확보도 잘되어 있어서 눈과 가슴이 시원해지는 곳이다.
여기에서도 부래도(浮來島) 얘기가 나오는데, 섬이나 산이 떠내려오는 것 또는 산이 움직이는 것은 옛날에는 흔했던 얘기여서 옛날은 참 유연하고 좋은 세상이었을 것 같은데, 민생고는 무척 팍팍했을 거다.
고산정의 전경과 입구의 모습이고, 고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양강섬에서 바라보는 모습이다.
가수 김종환의 노래비인데, “사랑을 위하여”와 “둘이 하나되어” 두 곡이 세팅되어 있어서 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흘러나온다. 노래비 앞에서 여자아이가 혼자서 잔설을 가지고 설탑을 쌓고 있는 모습이 마음이 편치는 않겠다 싶어서 모르는 척 했다. 김종환의 노래는 대중의 사랑을 받은 노래가 너무 많지만, 나는 그의 노래 중에서 "존재의 이유" 시리즈를 즐겨 불렀다.
황명걸 시비(詩碑)
양근성지(楊根聖地)
성지는 대체로 순교자(殉敎者)가 있었던 곳을 성지라고 하고 있는데, 순교는 가르침을 따라 죽는 것이니 순교자는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오래전부터 “왜 순교를 할까?”하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내 결론은 이기심의 발현이라고 정리했다. 철학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그분은 무한한 존재이지만 나와 부모 형제는 유한한 존재이기에 그분을 따르는 것이고, 그분은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가지만, 부모 형제도 그건 못 해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살아서가 아니라 죽으면 그렇게 해준다는 거다.
때문에 상호 입증이 어려운데, 더 아이러니한 게 그 좋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순교하는 사람은 지극히 소수이고 절대다수는 숨 쉬는 세상을 선호한다. 일종의 손해보험인 셈이다.
삶에는 정답이 없고 다만 언제나 선택권이 있는 거 아닌가?
생각 또는 사고의 세계는 참으로 오묘하다.
청개구리 설화
위에서 얘기했듯이 이 산은 청개구리 설화와 더불어 충주에서 떠내려온 산으로 “떠드렁산” 또는 “부래산” 그리고 “충주산”이라고도 한다는데, 나는 그분의 말씀보다 이런 설화가 우리의 창의력과 삶을 훨씬 더 풍요롭게 해주는 거 같다.
떠드렁산과 양강섬 주변은 아직도 얼음이 꽝꽝 얼어 있어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들이 배를 얼음 위로 살짝 올려놓고 얼음 위로 걸어다닌다. 이 얼음도 얼마 후면 서울시민이 마시는 수돗물이 될 거다.
양수리에 계셨던 아버지 뵙고 퇴촌에 있는 친구 집에 가서 밥 먹느라 숱하게 다녔던 길인데, 이제는 아버지 뵈러 양수리에 갈 일이 없어서 크게 숨 쉬면서 우리의 발자취를 더듬어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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