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 임진강

쑥 뜯으러.....

아미고 Amigo 2019. 4. 30. 21:14

 

쑥 뜯으러 가자고 했다.

지난 번에는 이제 막 돋아나는 쑥이었고, 이번에는 쑥을 제대로 뜯자고..... 

 

장산전망대

 

임진강 하류가 감싸고 흐르는 초평도(草坪島)와 임진강 그리고 복녘땅을 전망하는 곳이다. 

초평도는 남북 사이를 흐르는 임진강에 둘러싸인 문산읍 장산리 216번지의 무인도이고, 장산전망대는 문산읍 장산리 산 21-3번지다.

 

 

 

 

임진강은 지도의 상단 중앙의 초평도를 이렇게 감싸고 조금 더 흘러서, 오두산 전망대 앞에서 한강을 만나 합류하여 강화도 쪽의 서해 바다로 흐른다.

 

 

 

 

장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초평도의 오른쪽(위) 모습과 왼쪽(아래) 모습이다.

 

내게 가장 친한 친구가 각시이다 보니, 대화가 잘 통한다.

우리 살아서 함께 손잡고 초평도를 걸어보자고 하면서 웃었다.

 

 

 

 

 

 

 

 

 

장산전망대에 가면 으례 단골 코스가 있다.

율곡 이이 선생의 얘기와 정취가 담긴 화석정(花石亭)을 거쳐 가는데, 화석정 앞이 고요했던 시절에는 자주 찾았지만, 도로가 만들어져서 차 소리가 쌩쌩 나면서부터는 옛 정취가 영 아니어서 많이 지나친다.

 

쑥 뜯는다.

이거 좀 이상하다.

쑥을 뿌리채 캐는 게 아니라 뿌리는 남겨 두고 줄기만 자르는 건데 그래도 힘들다.

 

 

 하여간 쑥을 뜯는다.

이거 해보지 않으면 이 묘미를 모른다.

 

얼마 전에 어린 쑥을 캐고 있을 때, 지나가던 젊은 엄마가 하시는 말씀...

"가위로 하세요. 그러면 아주 편해요."

평생토록 학습해야 하고 창의를 발휘해야 한다.

 

 

오늘도 생색을 냈다.

 

이렇게 먹을 거 마실 거 준비해서 즐겁게 해주고...

게다가 즐거운 음악(핸드폰으로)까지 배경으로 깔아주는 남자 많을거에요.....

 

알써요.

그 소리 나올 때 됐다고 생각했어요.

 

 

 

 

 

 

 쑥은 웬만큼 캤고, 이제 그만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먹고 마시고 음악 들으며...

 

"이런 기회가 우리에게 얼마나 남겨져 있을까?"이심전심의 대화였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에 충실하자는 것도 이심전심의 공감이었던 것 같다.

허리 덜 아프라고 등산용 의자를 사용했지만 고단했던지 이내 잠이 들었다.각시의 잠자는 숨소리를 들을 때 생각이 무척 많아진다.

 

하물며 대개 나를 먼저 잠재우고 자는 각시는 내가 잠자는 모습에서 온갖 세상을 다 보았을 것이다. 그런저런 것을 헤아려준 각시가 고맙고 그래서 멘토인 게다.

 

초평도

 

풀만이 자유롭고 무성하게 자라는 섬 자연이다.그런 곳에 살아봤으면 좋겠다.

 

각시도 나도 오래 사는 고통을 절절하게 보았기에 오래 살고 싶은 욕심보다는 적당히 사는 게 희망인데.....

 

살아와 보니, 사랑한다는 그 사람의 말 한 마디가 내 삶을 뒤흔든 폭풍이기도 했었지만, 그런 일기예보는 이미 내가 예보했던 것 같다.......

 


그래 맞다.나는 로맨티스트다.

 

그래서 각시는 더 힘들었을지 모르겠지만...그래도 우리는 지금도 로맨스 중이고.......







 

임진강과 초평도를 바라보는 이 원두막에서 마음의 숨을 돌리고 임진강과 초평도를 바라보노라면 가슴이 무척 평화로웠다.

 

4월의 끝을 이렇게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