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충청

역고드름 - 연천 고대산

아미고 Amigo 2021. 2. 9. 10:36

(2019.1.29.) 

 

역고드름이 생성되는 과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바닥이 암반이거나 콘크리트면 물이 결빙되면서 압력이 발생하여 위로 솟아오르며 만들어지는 것이고, 고대산 역고드름처럼 바닥이 흙인 곳은 위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결빙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라 한다.

 

형성과정이 어떠하든 간에 그 모습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역고드름에 가는 길은 신탄리역에서 사박사박 걸어가도 되는 거리인데, 가다 보면 반공이 지상과제였던 구시대의 유물들도 볼 수 있다.

 

미사일과 공중폭격으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현대전에서는 이런 것들이 아무 소용이 없는 유물이기도 하고 흉물이기도 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들의 전쟁 소꿉놀이 같은 것 아닌가!

 

내가 죽지만 않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스릴있는 게임이 바로 전쟁이라는 말도 있는데, 그건 세계대전 때의 얘기일 수는 있어도 지금은 어디서 무엇이 날아와 죽고 사는지도 모르는 전쟁이고, 창검으로 겨루던 전장은 너무 참혹해서 스릴을 생각할 상황이 아닐 것 같다.

 

 

 

 

 

 

 

묵혀두었던 것을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올린다.

 

 

 

 

 

 

 

역고드름이 있는 곳에서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으로 나뉘며, 폐허가 된 경원선의 잔해가 분단의 아픔과 세월의 무상을 말하고 있다.

 

 

 

 

 

 

 

한때는 고대산(高臺山, 832m)을 철 따라 오르기도 했었는데, 전철로 의정부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기차를 갈아타고 신탄리역에서 내려 산행을 했다.

 

신탄리역 앞에는 정겨운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그곳의 특산물과 농산물을 파는데, 한 아주머니가 웬 폴 묶음 하나를 내게 내밀면서 사라고 하길래, 이게 뭔데요? 했더니 “삼지구엽초”라는 건데 이게 남자들에게 최고라고 해서, 그러면 나는 그거 먹으면 큰일 난다고 거절했었다.

 

 

 

 

 

 

 

삼지구엽초를 거저 줘도 싫다고 했던 이유인즉,

결혼 초에 내가 몸살이었던지 컨디션이 별로여서 동료에게 푸념을 했더니 장호원에 용한 한의사가 있으니 한번 가보라고 했다.

 

핸드폰 자가용 차는 꿈에도 생각지도 못하던 시절이었으니 물어물어 찾아가 진맥을 받았는데, 이 약 달여 먹으면 가뿐해질 거라며 한 첩을 건네길래, 이게 무슨 약인데요? 했더니 원기를 북돋아 주는 “오자탕(五子湯)”이라는 좋은 약이라고 했다.

 

집에 돌아와서 각시가 그걸 정성껏 달여서 먹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24시간 온종일 몸이 상기되어 난감해졌고, 걸어 다닐 때는 언제나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했다.

 

호랑말코 같은 한의사가 새파란 청춘에게 엉뚱한 약을 지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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