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는 주말이나 연휴에는 멀리 나가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날씨가 하도나 좋아서 한동안 뜸했던 북한산을 올랐다. 나는 전철을 탈 때는 전철이 들어올 때까지 스크린 월에 붙어있는 시를 읽어보는 것이 습관이다. 오늘도 마포구청역에서 시들을 차례로 읽어가는데, 내 맘에 딱 꽂히는 걸 찿았다. 코로나로 생을 마감하신 엄마의 장례를 탄식한 시다. 코로나 이놈, 정말 야멸차다. 나도 TV에서 그렇게 야멸찬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가슴이 먹먹했던 그 기분을 오늘 아침에 다시 마주하게 됐다. 살면서 출렁다리도 구름다리도 하늘다리도 함께 잘 건넜건만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는 엄마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족두리봉(독바위)은 그대로이고, 햇빛 좀 봐야겠다고 살아남아야겠다고 가지도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