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부채를 선물받은 적이 있었다.아마도 그 때가 봄이어서 딱히 부채가 필요한 계절도 아니었는데, 그 분이 내게 부채를 선물했던 건 그 분이 부채만들기를 취미로 하고 있어서 손수 만드신 부채를 선물하셨던 것 같다.한지로 참 정성을 들여 만든 부채인데, 큼지막 한 게 보기에도 시원하고 풍성해 보일 뿐만 아니라 바람 또한 시원시원했다.집에 가지고 가서 선물받은 것이라고 식구들에게 일장 자랑을 하고 벽에 걸어 고이 간직하고 있다. 사용은 하지 않고 그렇게 고이 모셔 두고 가끔씩 눈길이 가면 그 분 생각도 해보고 또 부채와 더불어 거기에 그려진 그림도 감상해 보는데, 기대에 부응하는 건지 모르겠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부채질을 해본 게 까마득한 옛날을 제외하고는 별로 기억에 없다.본시 내가 추위는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