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9)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장산전망대 & 초평도
2024년 8월 9일, 오늘도 최고기온이 34도란다.
하루 반짝 피서를 떠나본다.
파주 임진강변에 있는 장산전망대(長山展望臺)와 화석정(花石亭)이 철책 때문에 물에 발을 담글 수는 없어도 숲 그늘에 앉아 확 트인 임진강과 주변 풍경을 보노라면 더위도 잊어지고 가까이에 있는 임진나루터의 장단 콩으로 만든 두부전골이나 콩국수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임진강에 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이런 초평도(草坪島)가 남북이 대치하는 공간에 무인도로 남아 온갖 동식물들의 보고이자 천국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땅 가지고 땅땅거리며 사는 사람들은 남북 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어 이 초평도가 개발이 가능해진다면 이것도 요절내려고 벼르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장산전망대의 정자
이렇게 무더운 날에도 한 그룹의 여성들이 먼저 와서 정자에서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이런 날에 씩씩하게 트레킹 나오셨냐고 했더니, 그건 아니고 장산 부근에 사는데 바람 쐬러 나오셨단다. 점심은 화석정으로 가다가 임진리에서 장단콩 요리 드실 거냐고 했더니 준비해온 음식을 조금 전에 드셨단다.
내가 맛있는 점심을 공짜로 얻어먹을 수 있었는데 아깝다고 했더니 다음에는 조금 일찍 오란다.^^
단체사진도 품앗이를 하고 장산전망대와 초평도 그리고 화석정 이야기 등을 하다가 그 분들이 떠나고 나니 고요해진다. 품앗이 했던 사진을 확인해보니 쓸 만한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장난치려고 일부러 그러셨나! 나는 멋진 사진을 많이 담아줬는데.....
화석정(花石亭)
화석정은 1443년에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 선생의 5대 조부인 강평공 이대신이 세웠다고 하며, 율곡을 우리말로 하면 “밤나무골” 아닌가! 그래서 율곡의 에피소드에 1,000그루의 밤나무 이야기와 한 그루의 나도밤나무 이야기가 있는 것이고 가까이에 있는 자운서원(紫雲書院)과 율곡 가족묘역 주변에 밤나무가 많이 있다.
20여 년 전의 화석정은 북쪽으로 임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그야말로 조용한 정자였다. 그런데 어느 날 자유로에서 전곡으로 이어지는 자동차전용도로(?) 율곡로가 화석정 코앞으로 뚫리면서 풍경이 망가져버렸으며, 자동차 소음 때문에 옛 정취를 떠올릴 수도 없다. 율곡의 5대 조부인 강평공 이대신이 이 꼴을 보시면 뭐라 하실까.....
두포리 다리 & 민통선
두포리에서 임진강을 건너 북쪽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있는데, 다리 너머에 있는 땅도 우리 땅인데 민통선(민간인 동제구역)이어서 그 지역에 근무하는 군인들과 농사와 어업으로 허가를 받은 사람들만 출입하는 구역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지역이 어떤 곳일까 궁금해 한다. 하지만 나처럼 저격을 고려해 계급장을 떼고 근무하는 지피(GP : Guard Post : 최전방 소초)에서 군대 생활을 한 사람들에게는 무척 외롭고 조용하고 시간이 더디게 가는 곳이다.
디지털 전시관
이 좁은 공간에 무슨 디지털 전시관씩이나...
돈 쓰느라 애쓰는 거 같다.
이렇게 무더운 하루를 해결했다.
해프닝
연세도 많으시고 지병으로 오늘 내일 하시던 분이 마침내 무지개다리를 건너셨다. 그런데 어제 나를 보고 싶다고 기별이 왔다. 문상까지 다녀왔는데 보고 싶다고 기별이 왔으니 무슨 사정이 있으려니 하고 가봤더니...
염라대왕이 자기 행적표를 주욱 보더니 “극락”했다는 거다. 그래서 극락으로 가려는데, 잠깐만 하더니 “자네 서울 살았다고 했지?” 해서 그렇습니다. 했더니, “그럼 교동도 가봤겠구나.” 해서 못가봤습니다 라고 했더니, “그러면 극락 보류야. 교동도를 한 번 다녀오든지 아니면 거시기야.” 하셨단다.
그래서 교동도 가보고 가려고 다시 돌아오셨단다.
나와 함께 교동도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는 내게 고맙다고 하려나.....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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