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28)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덕포진 교육박물관
2024년 6월 28일에 김포 덕포진(德浦鎭) 입구에 있는 “덕포진 교육박물관”을 십여 년 만에 다녀왔다. 지나다니는 거야 덕포진을 갈 때마다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이 교육박물관 이야기를 내 블로그에 올리지 못한 미안함과 부담감 때문에 수시로 덕포진을 다니면서도 일부러 외면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영영 못 올리는 거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이인숙 관장님과 김동선 선생님이 뵙고 싶어서 찾아간 것인데, 사실은 그 속에 나 자신과 내 아내의 자화상을 보고픈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두 분 선생님은 여전히 젊고 명랑하고 씩씩하시다.
덕포진 교육박물관과 두 분 선생님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자고 생각은 하면서도 십여 년이 훌쩍 넘도록 뭉그적거린 것은 두 분 선생님의 이야기를 해야 되는 부분이 나로서는 무척 무겁고 부담스러워서 미루고 미뤄왔던 것을 올리려고 하니, 다음에서 한 달 동안 “로그인 정지”를 해서 7월 한 달을 푹 쉬었다.
사랑과 부부 그리고 교사
선생님 저 “서울야곡”왔어요.
십여 년이 훨씬 넘었으니 서울야곡은 생각나는데 누구인지는 떠오르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이 박물관을 자주 다니던 시절에는 선생님의 풍금에 맞춰 동요를 부르고 나면 내가 노래방 노래도 몇 곡 하자고 해서 서울야곡을 불렀더니 그 다음부터는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서울야곡 오셨구나!” 했었는데...
학생은 나와 내 아내 둘이지만, 오늘도 교실에 들어가서 선생님의 풍금에 맞춰 동요를 몇 곡 부르고 두 분 선생님과 함께 그간의 얘기들을 나누고선 다음에 또 뵙겠다고 하고 덕포진의 바람이 시원한 그늘로 향했다.
김동선 선생님과 이인숙 선생님 두 분은 원래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
그랬던 어느 날 이인숙 선생님이 실명을 하게 되어 교단을 떠나게 되었고, 아이들을 좋아했던 아내가 계속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 박물관을 세우게 되었으며, 아내가 아이들과 함께 이 박물관에서 풍금 치며 노래 부르고 어울리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초기에는 관람료도 받지 않다가 박물관협회와 주변 박물관들의 압박 때문에 관람료를 500원부터 받기 시작했다. 그런 가슴 아프고 가슴 뭉클하고 또 가슴 뜨거운 사연이 있는 박물관이고 두 분 선생님이기에 망설이고 망설이다 이제야 올리니 두 분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이다.
덕포진 교육박물관과 사적지 덕포진
내 친구들과 지인들을 이 박물관에 많이 데리고 갔다.
박물관장님과 함께 음악 수업이 끝나면 박물관 전시물을 한번 둘러보고 난 다음 바로 옆에 있는 사적시 덕포진을 둘러보는 것인데, 덕포진은 덕포진이 있었던 곳에 안장된 뱃사공 손돌(孫乭)의 묘까지 걸어가며 염하강 건너편 강화도에 있는 초지친, 덕진진 그리고 광성보의 용두돈대와 손돌돈대를 바라보며 걷고 생각하는 산책코스가 참 좋다.
교육박물관에 함께 갔던 사람들은 모두 다 감명 깊은 좋은 박물관이라고 했는데, 진심이었는지 립 서비스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두 분 선생님의 삶이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박물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좋았던 날들
이인숙 관장님은 경복궁 옆 창성동에 있었던 진명여고를 나왔고 당시에 인기가 높았던 “여학생”이라는 잡지에 “표지모델”로도 나왔으며, 명문 진명여고의 학생회장까지 지냈으니 꿈결처럼 좋았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내 딸아이도 목동으로 이사한 진명여고를 나왔다고 했더니 반가워하신다.
또한 2014년에는 이대동문회로부터 “아름다운 이화인상”을 받았다.
상이라는 게 가치척도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인숙 관장님과 외조를 하시는 김동선 선생님의 삶은 이런 상을 훨씬 뛰어넘는 삶이고 지금도 외부 강연을 열심히 다니신다고 한다.
박물관 전시물
전시실에는 교육과 관련된 교재와 학습기자재는 물론 민속사 자료들까지 수없이 많이 있어서 기성세대는 물론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의 장인데 관련 사진은 일부러 생략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는 가서 보는 것이 박물관이라 생각해서다.
덕포진 교육박물관의 두 분 선생님을 생각하면, “사랑은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할까? 그리고 부부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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