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는 주말이나 연휴에는 멀리 나가지 않는 것이 원칙인데
날씨가 하도나 좋아서 한동안 뜸했던 북한산을 올랐다.
나는 전철을 탈 때는 전철이 들어올 때까지 스크린 월에 붙어있는 시를 읽어보는 것이 습관이다.
오늘도 마포구청역에서 시들을 차례로 읽어가는데, 내 맘에 딱 꽂히는 걸 찿았다. 코로나로 생을 마감하신 엄마의 장례를 탄식한 시다.
코로나 이놈, 정말 야멸차다.
나도 TV에서 그렇게 야멸찬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가슴이 먹먹했던 그 기분을 오늘 아침에 다시 마주하게 됐다.
살면서 출렁다리도 구름다리도 하늘다리도 함께 잘 건넜건만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는 엄마의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족두리봉(독바위)은 그대로이고, 햇빛 좀 봐야겠다고 살아남아야겠다고 가지도 없이 하늘로 하늘로 20여 미터를 치솟은 소나무는 햇빛을 보고 있다.
생명은 이기적이고 강하다.
반환점이다.
사모바위는 강해서 코로나 따위 안중에도 없는지 노 마스크가 많다.
삼천사로 내려갈까 하다가 독바위역으로 원점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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