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주변

올림픽공원 - 조각공원

아미고 Amigo 2023. 1. 24. 12:26

동문

공 치러도 많이 다녔던 올림픽공원인데, 블로거 제시카알바님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묘한 사진을 올려놔서 바람도 쐴 겸 찾아갔다.

 

 

 

 

 

 

88 서울올림픽(마우로 스타치올리: 이탈리아)

그 묘한 사진이 조각품의 사진이어서 조각공원에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조각공원으로 가는데, 동문에 있는 마우로 스타치올리의 이 작품이 올림픽공원에서 가장 큰 조각품 아닐까 생각된다.

 

 

 

 

 

 

조각품들

작품마다 작가와 제목 그리고 설명이 있는데, 작가의 설명인지 누구의 설명인지 모르겠지만 그 설명이 자유로운 상상을 구속하는 것 같아서 일부러 생략한다.

 

 

 

 

 

 

Josep Maria Subirachs(스페인)의 하늘기둥

수비라치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은 없지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건축 중인 Sagrada Familia(성가족성당)을 안토니 가우디에 이어 수비라치가 건축을 하였다는 것 그리고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몬세라트에 있는 수비라치의 작품 “성 조르디”라는 작품을 통해 수비라치가 아주 독특한 작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수비라치의 작품 “성 조르디”는 관람자가 어느 위치에서 조각품을 바라봐도 서로 시선이 마주치는 아주 독특한 작품인데, 그런 작가의 작품이 올림픽공원에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하늘기둥”은 그다지 독특하지는 않은 거 같다.

 

 

 

 

 

 

정이품송(正二品松) 장자목(長子木) & 조각품들

속리산 법주사 앞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03호인 정이품송이 노쇠하여 그 장자목을 올림픽공원에서 키우고 있다.

 

 

 

 

 

 

 

조각품들

 

 

 

 

 

 

남문 & 조각품들

 

 

 

 

 

 

갇힌 인간

“갇힌 인간”이라는 제목은 내가 임의로 붙인 것이고 원제는 “무제”로 벨기에 출신 펠렉스 룰렝의 작품이다. 바로 이 작품 때문에 내가 올림픽공원을 가게 된 것인데, 그 발단은 위에서 말했던 블로거 제시카알바님의 알쏭달쏭한 사진 때문이었다.

 

궁금한 건 못 참는지라 조각공원을 뒤져봤지만 안보여서 다른 곳까지 찾다 보니 공원을 일주했는데도 안보여서 그날은 포기하고 다음날 다시 가서 조각공원의 예상했던 곳에서 찾아냈는데, 위치도 위치려니와 조각품의 모습이 눈에 잘 안 띄는 모습이어서 놓쳤던 모양이다.

 

전라의 여인이 철판 안에 갇힌 모습인데, 오른손은 가슴위로 올리고 있고 왼손은 배꼽 아래로 내리고 있는 모습으로, 노출된 부분은 발과 왼손 그리고 가슴과 오른손이며 뒤로 가보면 엉덩이도 노출되어 있는 궁금하고 기묘한 모습이다.

 

작가가 “무제”로 한 것은 관람자들에게 자유로운 상상을 하도록 개방해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고, 잠간동안이지만 발이 시릴까봐 내 목도리로 발을 덮어주었다. 작가는 무슨 의도로 이런 작품을 조각했을까?

문득 아주 오래 전에 공연되었던 연극 “미란다”와 “교수와 여제자“가 떠올랐다. 두 작품 모두 존 파울즈 원작의 콜렉터(collector)를 각색한 연극인데 전라(全裸)의 여배우가 나온다는 게 이슈가 됐었다.

 

“미란다”는 1980년대로 기억되는데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논쟁이 뜨거웠을 뿐만 아니라 배우가 구속되었던 것으로 기억되고, “교수와 여제자”는 십여 년 후에 공연되었으니 이때만 해도 사회분위기가 많이 리랙스해졌다. 벗겨놓고 구경하는 건 여자이고 길거리에서 벗으면 범죄지만 무대에서 벗으면 예술이 된다.

 

 

 

 

오래 전에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김학민)가 나왔었고 뒤이어 그림 읽어주는 여자(한젬마)도 나왔으니 머잖아 조각 읽어주는 사람도 나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