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5
유치원 졸업식
시간 참 빠르게 잘도 간다. 졸업과 입학 시즌이다.
손주 셋 중에서 첫째인 외손주가 유치원을 졸업하고 며칠 후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유치원 졸업식을 마쳤으니 큰 벼슬 하나 딴 것이고 이를 기념하여 오찬파티를 가지며 쉼표 하나 찍는다.
라테는 도시는 달랐겠지만, 농촌에서 자란 나와 그 양반은 유치원이 뭔지도 모르고 자라다가 국민학교에 입학했었는데 지금은 유치원 전단계로 어린이집까지 있고 이런 교육과정이 선택인 경우도 있고 선택이 강요된 경우도 있다.
어제 소천하신 한국의 큰 별 중의 하나였던 이어령 선생은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강의를 하시던 중, 가방을 메고 유치원을 다녔다고 술회하신 적이 있었다. 내게는 거의 아버지뻘의 세대인데도 유치원을 다녔으니 페스탈로치는 세상을 멀리 보지 못했던 것 같고, 세상엔 다양한 형태의 격차가 언제나 상존하며 페스탈로치의 기대와는 달리 세습된다.
제 입에 맛 – 제 눈에 안경
갈비, 등심, 연어, 다랑어 등등 맛있는 음식들이 지천이지만 제 눈에 안경이듯이 모두 제 입에 맛이고 이 녀석은 맛있는 점심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점심은 대강 빨리 먹고 외가에 가서 할배 할매와 노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인증샷
호화찬란한 졸업앨범도 있지만, 그래도 “날”이니 기념사진 몇 컷 남겨야 하는 거 아닌가!
식사 중에도 할머니 집에 가는 걸 몇 번씩이나 다짐을 한다.
우리 집에 와서 노는 게 특별할 것도 없다.
그 녀석이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할매 할배는 유치원생이 되어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또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이고, 마지막 마무리는 구슬치기로 마무리를 하는데 구슬치기는 언제나 그 녀석이 1등이고 그에 따른 상품을 하나 준다.
또 하나 우리 집에 오면 거의 무조건 할머니가 끓인 떡국을 먹는다.
유치원 놀이 그리고 저녁식사로 떡국을 먹고 마무리로 구슬치기와 상품, 이게 그 녀석에게는 그렇게 재미있고 맛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이는 아이다.
밤이 깊어서야 돌려보내고 나니, 지방에 계시는 사돈께 미안한 생각이 든다.
지방인데다 코로나 때문에 여간해서는 행차를 안 하시니 이런 즐거움을 우리가 가로채는 거 같아 아쉽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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