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클릭하면 커져요)
산책(散策)과 산책(山冊)
개화산(開花山)은 산책하기 좋은 산이다.
산은 산이지만 도심에 있는 나지막한 산이어서 등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벼운 느낌이고 산책(散策)을 하면서 북 카페의 산책(山冊)도 즐길 수 있다.
보통 개화산이라고 하지만 꿩고개(雉峴)를 기준으로 왼쪽이 개화산(128m)이고 오른쪽이 치현산(雉峴山, 98m)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개화산역에서 치현산의 치현정(雉峴亭)까지 다녀오는데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
하늘길 전망대
김포국제공항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여서 붙여진 이름인데 공항은 물론 인천 계양산과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 주변까지 모두 다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공항 오른쪽의 들녘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있고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기 전까지는 수많은 커플들이 환희의 부푼 꿈을 안고 이곳에서 신혼여행을 떠났던 곳인데 예나 지금이나 신혼여행을 떠나는 커플과 그러지 못한 커플 그리고 외국으로 가는 커플과 그러지 못한 커플로 나뉜다.
이렇게 세상은 울퉁불퉁하고 삶에는 수많은 이정표들이 있다.
아라뱃길 전망대
경인아라뱃길(경인운하), 이거 참 희대의 코미디 같은 사건 아닌가.....
물류는 물론 유람선도 멈춘지 이미 오래인데, 내 블로그 글 “경인운하 – 경인아라뱃길 – 정서진”과 “경인아라뱃길 – 경인운하”를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봉화대와 봉화정
복잡한 이정표가 있는 오거리 길에서 능선 길을 선택하면 개화산의 정상을 밟아볼 수 있지만, 반면에 자락 길에 있는 “하늘길 전망대”와 “아라뱃길 전망대”를 놓치게 되는데 방화정과 봉화대가 있는 이곳에서 두 길이 모두 만난다.
봉화를 올리던 봉화대(烽火臺)와 마주보고 있기에 봉화정(烽火亭)이라 한 모양이다.
약사사(藥師寺)
개화산도 내게는 마치 뒷동산이나 앞산처럼 마음이 내키면 수시로 다니는 곳이어서 “개화산 – 미타사, 약사사, 봉수대, 방화근린공원”으로 이미 올린바 있으나 조금 다름 맛의 글을 올리려고 사진을 찾아보니 사계절이 혼합되어버린다.
개화산과 약사사에 대한 이야기는 사진자료를 참조하면 좋을듯하다.
치현정(雉峴亭)과 전망 그리고 투금탄(投金灘)
개화산과 치현산을 가르는 꿩고개를 올라 치현산 정상의 북사면에 한강과 행주산성이 펼쳐지는 곳에 치현정이 있으며 풍경이 이러한데, 다정가(多情歌)를 노래했던 매운당(梅雲堂) 이조년(李兆年) 형제의 또 하나의 코미디 “투금탄 이야기”가 이 언저리라는 얘기도 있다.
이조년과 투금탄 이야기는 내 블로그 “우장산 & 문학산책” 그리고 “우장산 – 시와 함께하는 산책”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물과 순리(順理) 그리고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순리란 사물의 본성을 따르는 것이려니 물이 순리를 대표한다 해도 무난할 것 같다. 그리고 메멘토 모리, 이거 참 절묘한 매칭이기도 한 것 같다.
Memento Mori는 원래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경구로 로마의 개선장군에게 오늘의 개선장군 퍼레이드가 내일의 전투에서 네 목이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라며 겸손을 주문한 시속(時俗)이었겠지만, 시공을 초월한 많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그 중의 하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삶은 유한하니 그 유한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삶의 로드맵을 시시때때로 그리고 또 수정하면서 살아가는 게 좋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물의 순환”은 의미가 각별한데, 물에게는 메멘토 모리가 적용되지 않는 존재 같아서 물은 존재의 형태만 다를 뿐 언제나 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면 세상의 모든 사물이 존재의 형태를 달리 할 뿐 메멘토 모리는 없고 다만 잊어질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메멘토 모리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술과 담배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술과 담배는 인간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산에도 “실개천”이 있지만 개화산의 물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자전거 탄 인생이 되어 멈추면 행여 넘어질까 봐 쉼 없이 페달을 밟는다.
숲속의 북 카페 & 산책(山冊)
동상이몽(同床異夢) 그리고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있다.
동일한 사물과 현상도 제 눈에 안경이고, 제 눈은 시간과 사고(思考)의 열매이니 산책(散策&山冊) 또한 마찬가지다.
돌아가는 보드워크(Board walk)
어느 길이든 내려가는 길은 여유롭기 마련인데 이때쯤이면 散策과 山冊이 정리되는 시간이다.
외손녀 미카엘라
오늘은 외손녀 미카엘라와 함께 글램핑을 가기로 약속한 날이다.
비는 예보되어있었고 예보대로 비는 내리고 있지만, 약속은 약속이기에 가기로 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글램핑과 약속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을 살펴보고 추스르는 일이 더 중요한 거 같아서 가지 않기로 했다.
오늘을 할아버지도 손꼽아 기다렸는데 갑자기 할아버지 컨디션이 별로여서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음에 좋은 시간을 갖자고 위로하며 평소에 산책을 하면서 손주 녀석들에게 주려고 몇 알 주워두었던 예쁜 도토리를 정표로 몇 알 주면서 넷이서 재미있게 놀고 오라고 했다.
외손녀에게는 내가 제일 만만한 친구인데 그런 친구가 빠져서 참 미안하다.
하지만 오늘은 나를 들여다봐야할 것 같다.
사람에게는 인격(人格)이라는 게 있고 사람의 품격이다.
“삶”이라는 주제의 장편소설(장편영화)
삶은 제각각 장편소설 또는 장편영화 한 편씩을 오롯이 혼자서 만드는 과정이기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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